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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대가 그리울 때 문득 잊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떠올라 아주, 아주많이 그리울 때는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할수록 더 보고싶어지더라. 그래서 나는,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보고싶으면 보고싶은 대로 내 마음껏 그 사람을 내 기억 속에서 불러낸다. 어떻게 끝이 났고,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환멸을 느꼈던 간에 - 사랑했던 순간만큼은 온전히 내 것이다. 따스한 시선 속에서 찾아낸, 사랑받고 있다는 안정감과 기쁨. 맞잡은 손의 온기 너머로 전해져 오는 심장의 고동 소리. 함께라고 믿었던, 굳게 믿었던 순간들.. 사랑의 유효기간이란 전장에서 전사해 버린 그 사람의 유해를 붙들고 울던 시간도 지나가고 나는 혼자서 이 여름을 맞고 있다. 좋았던 순간들. 눈과 눈이 마주치면서, 오가던 시선 속에 담긴 웃음들. 이제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여도 한때 나는 사랑을 했었다. 당신을 많이 좋아했고, 그리워 하며 품었고, 영원이라는 것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었다. 내게 보여준 친절과, 돌이켜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던 눈물과 엄숙의 시간들. 나는 내 사랑을 돌아보며 후회도, 비난도, 원망도 하지 않는다. 지나간 날들은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 그대로, 과거 속에 남아있다. 지켜지지 못한 우리들 약속 역시, 그 시간 안에서는 생생하고 숨 가쁘게 살아 숨쉬고 있으리. 한 순간이였다고 해도, 사랑은 기적인걸. 나는 잠시 당신을 그리워 하고, 또 다시 기억의 상자 속에 넣고 열쇠를 잠근다. 그리움이란 향기같고 연기 같아서, 또 그 틈새로 빠져나와 언젠가 나를 또 불러낼테지만- 씁쓸하게 웃으면서 당신을 그리워 할 자유를 얻었다. 당신을 잃고, 찾은 내가, 이 곳에 있다. 오늘은 금요일이다.. 내 병동은, 화수목금이 OP day로, 화,목 = THR 등이 main으로 이루어지며.. (그래서 늘 화요일과 목요일에 번이 돌아오면 긴장하게된다. 특히 Day!) 수,금 = TKR,shoulder arthroscopy 등이 main이며 그 외, reduction 일체(ORIF, CRIF) , Device remove , debridement, spinal fusion or decompression 등등은 수시때때로 요일 가리지 않고 op를 한다. 무려 금요일, 조금은 할랑(?)한 마음으로 출근하였다. OP 개수는 total 6개. 여기까진 "오~ 적구나~~" 였지만, 두둥! 내가 담당하는 part OP 만 5개였다 .. 오쉣. -_- 거기에 더하여 OR에서 바로 post op로 transfer 된 사례도 1case. 뭐, full bed라 신환이 없다는 것에 감사하였다. (우리 병동의 full bed는 Total 77명) 그 OP도 순서가 분산되어있었다면, 조금 시간을 분배하여, 바쁘더라도 일을 차근차근 진행했을텐데, 어찌된 심판인지~~ 각 OP마다 교수님도 제각각이고, 순서는 모두 앞에서 2번째로, Follow up - 1st . 이 말인 즉슨, OP를 내가 다 보내고 받고 해야한다는 의미다. OP를 다녀온 환자의 경우 Post OP vital sign(수술 후 활력징후)이라 하여, 체온(temperature) / 맥박(pulse) / 호흡(respiration) / 혈압(Blood pressure) 이 각각들을 수술을 다녀온 직후기준 15분간격 4번, 30분간격 2번, 1시간간격 2번. 이것을 OP v/s routine cycle로 모두 수행해야한다. OP를 다녀온 환자들이 우루룩 겹치면 vital하다가 온종일 시간이 다가버린다. 그 와중에 complain은 당연스럽게 온종일 넘쳐나고. 서로서로 자기먼저 보아달라고 아우성. 나도 모든 환자들을 1순위, 0순위로 보아드리고 싶지만, 어찌하나.. 내몸뚱아리는 하나인것을.. 학생간호사들이 있을 땐, OP가 뭐 여덟,아홉,열개씩이나 되도 부탁만하면 되지만(?) ... 오늘은 그나마도 허락치않아,, 홀로 온종일을 뛰어다녔다. (속물인지 몰라도, 학생간호사들의 중요성을 늘 이럴때마다 늘 새삼새삼 깨닫는다.) 그래도 OP 5개정도는 바쁘긴하지만, 할수있는데.. spinal 로 anesthesia를 한 Lt. knee bone biopsy 환자가 있었다. spinal 마취를 하면, ABR을 원칙적으로는 8시간, 병동에선 최소 4시간이상 하도록 teaching하는데, 그 환자의 경우, ABR time은 ~4:30까지인데, 내 일을 도와주신다고 점심시간에 환자를 받아주신 모 선생님께서 kardex에 ABR시간을 ~~3:30으로 해두어, 바쁜 와중에 나는 kardex를 보고서 3:30까지라고 teaching해버렸다. 나중에 인계직전에야 홀로 kardex review를 하면서, 시간 오류를 catch했고, 인계끝나고나서 가서 한시간 더 ABR하라고 teaching할 요량으로 난 인계를 마쳤고, 환자에게 갔으나... 환자가 사라졌다.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니 동일병실내에서 공동으로 쓰는 호실 내 휠체어가 없다. 아뿔싸.... 황급히 휴대폰으로 연락을 넣어도 전화를 받질 않는다. 발만 동동 구르고, 그 와중에도 쏟아지는 complain과 v/s과 iv start, 남은 급한acting들과 notify할 거리들. itching, rash, urticaria, pain complain, constipation (= = ... 심지어 OS에 NG tube feeding하는 EN환자들이 왠말인가. 뛰어다니면서 찾아도 환자는 없고, 뭔가 전화를 받는 desk 선생님의 표정이 심상찮다. 오고가는 이야기도 심상치않았고, 무엇보다 내가 인계를 드린 선생님의 모습이 간데없다. 멀찍이서 들리는 desk선생님의 전화통화 내용 중 한 구절이 귀에 콕 박혔다, " ~~~ 안그래도 간호사 2명이 내려갔습니다. " 불안한 마음은 늘 적중한다. 뛰어내려가보니 저멀리 ER앞에서 Stretcher cart를 끌고 오는 굳은 얼굴의 old 선생님 두 분. Oh 신이시여. 세상에 맙소사. 환자는 괜찮은걸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3시 반 전에 보.호.자.가 권유하여 휠체어를 타고 나갔다가, syncope에 빠져서 ER에서 BST check하고 BP check하고 EKG찍고 난리도 아니었다. 보호자 말로는, 예전에 수술했던 경험으로 봐서 휠체어를 타도 될 것 같았더란다. ... 아 ... 왜그러셨어요 ... ㅠㅠㅠㅠ 보통은 ambulation 하라고~ 하라고~ 할때가 지났다고~ 해야만 한다고해도 pain이 심해서 ambulation 안하려고 해서 문제인데, 왜그러셨나이까... 보호자도 경황도 없고, 걱정은 되고, 자기가 묻지도 않고 가자고 끌고 나간거라 우리한테 뭐라하지는 못하겠지만, 난 담당간호사로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의 탓도 있고... BP는 manual로 90/60, Heart rate 45. EKG Boarderline normal : Bradycardia 소견나오고, fluid 100cc/hr로 죽~ 틀고..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정말, 아차 하는 순간, 설마하는 그 한순간에 event는 터지고야 만다는 것을 새삼 느끼며. 좀 더 세심하게 teaching 하고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해본다.. 근데, 진짜 난 지금도 충분히 설명하고 있는걸 ㅠ ㅠ ... 돌아오는 길에도 환자가 걱정되어 뒷번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보니 괜찮다 하신다 다행히. 모 환자 보호자분이 내 앞으로, Family mart 大자 봉투에 그득~하게 담아온 프렌치카페 커피 20여개 중 굴러다니는 남은 하나로 내 맘을 달래며 퇴근했다. 하, 조금 나아졌나 싶으면 꼭 이렇게 걸려 넘어지는 사건이 발생하곤 한다. 더 노력하라는 뜻으로 알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기죽지말고, 힘내자. 파이팅! 그는 젊은 남성이었다. 그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난 다른이들보다 환자들, 사람들 이름을 잘 기억하는 편인데, 시간이 지난 뒤라서일지, 기억에 남기고 싶지 않아서였을지, 지금 아무리 떠올리려해도, 그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병실번호 1호실의, 7번 침대에 있다하여. 일명 1대 7번. 그의 나이는 30대 초반이었고, 외모는 잘생기지는 않았지만, 훤하게 둥글둥글 시원하게 생겼었다. 성실한 사람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 좋은 이미지. 젊은이답게 혈관도 좋아서 IV를 할 때마다 힘이났던 기억이 난다. 그는 L2-3 disc로 spinal op를 위해 입원한 환자였다. MRI를 찍었고, CT를 찍었고, 혈액검사를 하였다. 그리고 어느 날, 환자의 과가 바뀌었다. OS에서 HB로. 진단명이 추가되었다. HCC, hepatocellular carcinoma. 간암. 담당 주치의 K선생님은 레지던트 1년차. 어떻게 이걸 말하냐면서 머리를 쥐어뜯다가, 나름의 마음을 굳게 다지고 설명 ㅡ설명이 아닌 선언일지도. 을 하기위해, 병실을 들어선 선생님 앞에는, 소박한 여성이 1:7 환자 곁을 지키며 함께 환하게 웃고있었다. 다음 달에 있을 그들의 결혼에 대한 계획을 세우면서. "당신 수술, 딴사람들은 보통 수술 뒤에 언제쯤 퇴원하게 된다고 했었지?" "경과만 좋으면 날짜에 맞출 수 있을지도 몰라" "그래도 무리하지 말고 좀 더 미루는게 좋을 것 같은데" "나 원래 튼튼한거 알잖아. 운동 열심히해서 얼른 퇴원해야지. 하필 결혼직전에 입원해서 수술도 하게되고,, 안그래도 신경쓸게 많은데 미안해" "지금은 그런거 생각말고 자기 몸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해? 우리 아기는 그럼..." 1년차 K선생님은 보호자 분들을 다 불러달라는 말만 남긴채 조용히 돌아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순간만큼은. 그들이 함께하는 행복한 상상과,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그들의 세계를, K선생님은 그대로 둘 수 밖에 없었다. 다들 그들이 헤어질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다른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은, 간담췌장외과로 병실을 이동하며 꼭 쥔채 결코 놓지않는 그와 그녀의 맞잡은 두 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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